전기차 V2L, 24시간 돌려봤습니다

전기차로 전원을 쓸 수 있다는 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얼마나 버티는지를 적어둔 곳이 없습니다.

직접 해봤습니다.

무엇을 돌렸나

무인 차량 안에서 에어컨으로 실내를 식히면서 작업용 컴퓨터를 하루 종일 돌린 것입니다.

실측 — 배터리 39%를 썼습니다

24시간에 39% 소모했습니다.

84kWh의 39%면 약 32.8kWh입니다. 시간당으로 나누면 약 1.36kW를 계속 끌어 쓴 셈입니다.

이것이 제가 실제로 잰 값입니다. 아래에 항목별 분해가 나오는데, 그쪽은 계산으로 추정한 것입니다. 실측은 총량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며칠 버티나

여기가 실제로 궁금하신 부분일 겁니다.

실내 V2L에는 방전 보호 하한이 있습니다. 설정한 잔량에 닿으면 주행 거리를 지키려고 전력 공급이 자동으로 끊깁니다. 스타리아 EV에서 내비게이션으로 설정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값이 20%입니다.

그러면 위의 소비 속도로 이렇게 나옵니다.

만충이면 이틀을 돌립니다. 에어컨을 켜고 컴퓨터를 붙인 상태로 말입니다.

에어컨을 끄면 이 시간이 훨씬 길어집니다. 아래에서 보시겠지만 전력의 대부분은 컴퓨터가 아니라 냉방이 씁니다.

어디에 쓰였나 — 여기서부터는 추정입니다

총량은 쟀지만 항목별로 계량기를 달아둔 것은 아닙니다. 아래는 각 기기의 알려진 소비전력과 V2L 변환 효율로 역산한 값입니다.

합치면 시간당 1.35~1.60kW 범위인데, 실측값 1.36kW가 이 범위의 아래쪽에 들어옵니다.

컴퓨터가 아니라 에어컨이 먹습니다

분해해보면 구도가 분명합니다. 전력의 4분의 3가량을 냉방이 씁니다. 작업용 컴퓨터 한 대는 생각보다 적게 먹습니다.

무인이라는 점도 작용합니다. 사람이 없으면 인체 발열(1인당 약 100W)도 없고 문을 여닫으며 더운 공기가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목표 온도에 닿은 뒤로는 유지만 하면 되니 컴프레서가 계속 돌지 않습니다.

어디에 세워두느냐가 가릅니다

같은 조건이라도 주차 환경에 따라 소비가 달라집니다. 이것도 추정입니다.

직사광선을 받으면 온실 효과로 낮 시간대 컴프레서 가동률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잔량으로 5~8%p 차이가 납니다.

제 실측 39%는 앞쪽 시나리오에 해당합니다. 오래 돌리실 계획이면 지하주차장에 대시거나 선쉐이드를 쓰시는 편이 유리합니다.

진짜 한계는 배터리가 아니라 출력입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배터리는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이틀을 버팁니다. 그런데 동시에 쓸 수 있는 양에는 상한이 있습니다.

국산 전기차의 V2L 출력은 최대 3.5kW 안팎입니다. 220V 기준으로 가정용 벽면 콘센트 한 개와 비슷한 용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 실측 소비가 시간당 1.36kW였으니 상한의 40% 정도를 쓴 셈입니다. 2kW 넘게 여유가 남습니다. 전기포트(1,500W)나 전자레인지(1,000W) 정도는 함께 돌릴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인덕션(2,000W)을 에어컨과 같이 켜면 위태롭습니다.

실내와 실외는 합산됩니다

착각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실내 콘센트와 충전구 젠더를 동시에 쓸 수는 있는데, 각 포트에 따로 상한이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둘을 합친 전력이 차량 허용치를 넘으면 차 안의 차단기가 내려갑니다.

"실내에서 1.5kW, 실외에서 2.5kW"는 불가능합니다. 합쳐서 3.5kW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북미 픽업은 체급이 다릅니다

참고로 대형 배터리를 실은 북미형 전기 픽업트럭은 7~10kW까지 공급합니다. 국산 승용·SUV의 두세 배입니다. 공사 현장에서 전동공구를 여러 대 돌리거나 정전 시 집에 전기를 대는 용도까지 상정한 설계입니다.

국산 V2L은 그런 용도가 아닙니다. 캠핑, 차박, 야외 작업, 비상 전원 쪽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저는 차를 이동식 작업 공간으로 씁니다. 에어컨으로 실내를 식히면서 워크스테이션을 돌립니다. 영업으로 이동이 많은 일이라,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뜨면 차 안에서 작업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11인승 전기 승합차라는 조합입니다. 실내가 넓어 공간이 나오고 배터리가 커서 오래 버팁니다. 승용 전기차로는 같은 방식이 어렵습니다.

스타리아를 인승별로 누가 어떻게 사는지는 스타리아, 인승은 취향이 아니라 용도가 정합니다에, 사업자 관점의 비용 구조는 11인승에 사업자가 몰리는 이유에 정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V2L로 어떤 기기까지 쓸 수 있나요

국산 전기차 기준 최대 3.5kW 안팎이라 가정용 벽면 콘센트 한 개 용량입니다. 전기포트(1,500W), 전자레인지(1,000W), 노트북과 워크스테이션, 소형 냉장고 정도는 문제없습니다.

고출력 기기를 여러 개 겹치면 걸립니다. 인덕션(2,000W)에 에어컨을 더하면 상한 근처입니다.

실내와 실외를 동시에 쓸 수 있나요

동시에 쓸 수는 있지만 출력이 합산됩니다. 포트마다 따로 상한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둘을 합친 값이 차량 허용치 안에 들어와야 하고, 넘으면 차량 차단기가 작동합니다.

배터리가 얼마나 닳나요

제 경우 에어컨 23도와 워크스테이션 풀로드를 24시간 돌려 39%를 썼습니다. 84kWh 기준 약 32.8kWh입니다.

방전 보호 하한을 20%로 두면 만충에서 약 49시간, 90%에서 시작하면 약 43시간 돌릴 수 있습니다. 에어컨을 끄면 훨씬 길어집니다. 전력의 대부분을 냉방이 쓰기 때문입니다.

갱신 이력

이 기록은 24시간 1회 측정입니다. 계절과 주차 환경에 따라 달라지므로, 겨울철이나 야외 주차 조건으로 다시 재면 그 값을 추가하겠습니다. 항목별 분해와 환경별 편차는 계산 추정이며 실측은 총 소모량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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